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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이 어떻게 일어나는가? --시작이 거의 전부예요
우후죽순이 어떻게 일어나는가?
-시작이 거의 전부예요
글 : 운영위원 이순애
반짝이는 얼굴 초롱초롱 눈동자, 또랑또랑 목소리,
해맑은 웃음이 거기 있었다
은빛 강물사이에 쏟아지는 천연의 금가루를 온몸에 바른 기분이랄까.
2015년 2월 21일에서 26일까지 5일간,
라오스 수도 비엔티엔 초∙중등학교에서 학생과 교사 10명으로 구성된
세계시민교육연구소(대표 : 정애경 서울국제고 교사) 파견팀은 라오스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손을 잡고 실컷 놀고 웃으며 돌아왔다.
색종이 공예, 만화경 만들기, 음식 나누기, 노래와 춤 함께 하기,
라오스말과 한국어로 동화책 읽기 등 함께 놀거리는 널려있었다.
- 교육부와 교육청 방문 -
도착 다음날 아침,
교육부 국제관계 INGO 훔판 과장의 안내로 교육부를 방문하였다.
반다삭 부지도자(Bandasack Deputy Director)와 마니홍 국장(Mr. Manihong Chanthavong)을 비롯한 5명의 관계자가 우리와 자리를 함께 했다.
여성교육자인 반다삭 부지도자는 라오스 교육제도를 설명하고 한국과 라오스간의 교육협력관계가 이루어지기기를 바란다는 말로 일행을 환영하였다
학생과 교사로 짜여진 우리팀이 라오스 학교 현장을 찾아가 직접 현지교사와 협력수업을 한다는 사실을 반가워하고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의 국제교류가 단순한 방문이나 상호 홍보수준에 그쳤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큰 것이었다.
라오스에서는 요즘 <읽기의 기적>운동을 전개하여 지금보다
15%이상의 읽기 교육 목표달성을 위해 노력중이라는 사실을 강조하였다.
9월 학기제를 운영하는 라오스에서 모든 교사는 일년 60시간 연수를 의무화하여 교사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온힘을 기울이고 있었다.
또한 우수인재 양성을 위해 비엔티엔에 영재학교를 설립 운영하여 평등교육과 수월성교육을 양립하고 있었다.
우리가 시계와 연구소 마크를 새긴 도자기컵을 선물하자 교육부에서는 라오스 사원의 문양이 멋진 액자를 선물하였다.
버스를 타고 20분 후, 교육부 산하 비엔티엔 교육청을 방문하였다.
식코타봉 교육 스포츠 지역장 (Sikhottabong District of Education and Sports Bureau)의 사무실은 검소하였다.
회의실에는 교육계획서 등 교육관련 서류가 키높이만큼 쌓여있고 작은 칠판에는 교육일정표가 빼곡하게 적혀있었다.
국제교류를 희망하는 지역장과 과장은 물론 담당공무원의 적극적인 관심이 뜨거웠다. 비엔티엔 학교와 어떤 교육프로그램을 협력할지를 묻자
컴퓨터 제공과 도서관 운영을 지원할 것을 부탁하였다.
<초등학교 교실 풍경>
오후 두시가 넘어 도착한 교외의 초등학교 교장실,
모아게오 여교장선생님은 외국손님을 처음 맞아서인지 신기해하면서도
말도 통하지 않는데 교육협력이 어떻게 가능할까를 걱정하는 눈치였다.
이곳 초등학교의 학생수는 76명, 4개 학년 4학급,
교장을 포함한 교사는 4명으로 모두 여성이었다.
통역으로 진지하게 교사들과 과학수업의 시범을 보이며 진지하게 협력수업에 관한 협의를 하자 차츰 다음날 수업을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영어를 알아듣는 교사가 없어 안타까웠는지 덜커덕거리는 천장 선풍기에서 더운 바람이 묻어났지만 6년 동안 네팔학교에서 다진 경험이 있지 않은가!
다음날 아침 일찍 수업 시간에 맞춰 교실에 도착했다.
준비한 교과별 협력수업과목은 과학, 문화 교류, 동화, 예술, 비교언어 등
다섯가지였다.
먼저 라오스 교사에게 과목별 수업시연을 하며 이해를 시켰다.
놀이와 학습을 연계하여 언어의 제약을 최소화하기 위해 말보다는 구체적으로 신체나 교육자료를 활용하여 쉽게 다가가려 애썼다.
서울신동초등학교 정성희선생님이 거울에 물체의 상이 생기는 원리를 이용하여 아이들과 만화경을 만들었다. 아이들은 만화경을 통해 빛이 반사되는 원리를 확인하며 감탄하고 신기해 했다. 색팽이를 만들고 힘껏 돌려보자 여러 가지 색이 한가지 색으로만 보이니 믿기지 않는지 착시현상을 지켜보았다. 아이들 표정이 해맑았다.
또 다른 교실에서 아이들은 크레파스로 한국과 라오스 국기를 그리고 색칠을 했다.
한복으로 차려입은 서울과학고 황순녀선생님의 고운 모습과 라오스 전통치마를 입은 이아림대학생언니에게 박수를 쳤다.
황선생님이 마련해주신 찹쌀강정을 먹느라 더욱 즐거운 표정이었다.
그럼 이순애시인과 이초희학생이 들어간 동화책 읽기 수업 장면은 어떠했을까? 먼저 라오스어로 번역해 간 그림책을 라오스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읽어 주도록 부탁했다. 현지 선생님이 소외되지 않고 함께 수업에 참여할 수 있게 배려한 시도였다. 선생님이 읽는 동화책 따라 읽는 소리가 창밖으로 퍼져 나갔다.
우리가 따라하는 라오스 발음에 웃음을 참지 못하던 아이들은 똑같이 한국말을 처음으로 따라하며 시간을 잊고 있었다.
서울국제고 재학생 이초희 학생은 이번 해외 교육활동이 처음이면서도 능숙하게 수업을 시연해 보는 이의 탄복을 자아냈다.
외국 대학을 졸업하면 새로운 교육커리큘럼을 제작하여 선진국에는 팔고 어려운 나라에는 무료로 교육컨설팅을 해주겠다는 포부를 가진 똑똑하고 당차고 야무진 학생이었다.
대학생인 이재성, 왕예슬, 이아림 학생은 고교시절 이미 네팔에서의 활동 경험이 있어서 믿고 맡겨도 충분하게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3교시에 라오스 5학년 수업을 참관하였다.
선생님이 칠판에 교과 내용을 쓰고 먼저 읽으면 따라 읽는 아이들,
분단별로 돌아가며 따라 읽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칠판은 개교 이래부터 사용한 탓인지 분필도 잘 받지 않고 흐릿했다.
뒤에서는 잘 보이지도 않았다.
제복을 입은 선생님들, 교장선생님만 어깨에 빨간 계급장을 달고 있었다.
교실 맨앞 벽면 중앙에는 대통령 사진이 걸려있었다.
교장실에는 정부 각료의 사진이 주루룩 걸려있었다.
사회주의 국가체제를 실감하는 장면이었다.
수업이 끝나자 여학생들이 어느새 의상을 곱게 차려입고
전통춤을 추기 시작했다.
손바닥을 요리조리 굴리며 표현하는 갖가지 의미와 모습이 정겨웠다.
이윽고 두 나라 학생과 교사가 어우러진 즉석 댄스 교실이 열렸다.
차츰 마음이 통하자 오래 알고 지낸 것처럼 사이가 가까워졌다.
교장선생님은 내년에도 꼭 다시 와달라고 부탁하시며
학생들과 오래오래 손을 흔들어 주셨다.
<중학교 교실 수업 이야기>
다음날 찾은 근처 중학교를 찾았다.학생수는 205명, 4학년 8학급,
교사는 17명으로 교장선생님을 포함한 남교사가 4명이었다.
중학생들은 초등학생보다 체격이 훨씬 크고 의젓했다.
학생 수가 많고 과목마다 교사가 다르니 초등학교보다 많았다.
초등학교와는 다른 수업방식이 필요했다.
동기부여와 흥미위주의 참여식 수업이 필요했다.
어쨌든 부딪쳐야 했다.
초등학교에서는 그림책을 따라 읽고 모두 똑같은 색칠하기에도 흥미를 느꼈지만 중학교에서는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느끼게 하는 수업이 필요했다
색종이로 어렵게 딱지를 접어 친구와 딱치치기 놀이를 하거나 희안한 모양의 개구리를 만들어 날아가게 하는 놀이를 재미있어했다.
라오스어와 한국어를 비교하며 따라하고 반복하니 낯선 세계에 온 듯 새로워했다. 한국전래동화인 나무꾼과 선녀 이야기를 영어를 들려주었다, 처음으로 한복을 입은 한국선생님을 보며 라오스 노래를 들려주었다.
중학교 2학년 수학수업을 참관했다.
선생님이 칠판에다 수학문제를 풀어주고 학생들에게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풀어보라고 시키면 자신있는 학생이 앞으로 나와 칠판에 문제를 풀고 들어갔다. 초등학교에서는 교사의 수업 장악력이 커서 아이들이 딴짓을 하지 못했지만 교실 뒤에 앉은 학생은 흥미가 없으면 처음부터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풍경을 보면서 걱정했는데 어디서나 비슷한 현상이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김교연 수학선생님이 맨뒤 학생 옆으로 바싹 다가앉았다. 곧바로 노트에 수학문제 푸는 방법을 열심히 가르치는 모습이라니.그 남학생은 평생 이날의 장면을 잊지 못할 거야.
똑같은 수업시간에도 시간은 교실마다 제각각이었다.
시계는 있는데 거의가 언제부터인지 그대로 멈춰 서있기 때문이었다.
다음에 학교를 방문할 때는 밧데리를 사가면 어떨까.
학생들은 새하얀 블라우스에 까만 치마나 바지를 입었다.
네팔 학생들이 입은 교복 푸른색 블라우스가 어른거렸다.
<야간학교 체험 이야기>
중학교 운동장 한편에 야간학교가 자리하고 있었다.
수업은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라고 한다.
10세에서 19세까지 100여명 남녀학생들이 영어를 비롯한 컴퓨터 등
교과와 기술교육을 받고 있었다.
방과후 교실 형태인데 영어능력이 뛰어나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 위주로 학생을 선발하기에 인기가 좋았다.
자연히 우수한 학생이 몰리다보니 자원봉사자인 교사들 실력도 뛰어났다.
교사들은 낮에는 선생님이나 공무원이나 대학생,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 직업이 다양했다. 교장선생님 시골 오지 출신으로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국에서 국비유학생으로 공부한 교육부 훔판 과장님,
그의 탁월한 능력이 야간학교의 오늘을 만들었다.
최고의 사람은 주변까지도 최고를 만드나보다.
학생들과 교사 모두 영어를 잘해서 영어로 수업하기가 좋았다.
올이초희학생이 한국전래동화인 (나무꾼과 선녀 이야기)를 영어를 들려주자 이해하는 수준이었다.
대학 신입생인 이아림 학생이 온몸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몰입수업에 영어로 빙고게임을 하는 학생들의 열기도 뜨거워갔다.
(처음 네팔학교 수업할 때 보다 막막하지 않아요)
어떤 상황에서도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놀아주는 특기를 가진 왕예슬 학생은 아이들에게 좋아하는 음식, 동물, 과일, 장래희망을
술술 풀어내게 만드느라 수업시간이 끝난 줄도 모를 정도였지.
밤이 깊자 라오스의 전통의식 <바씨>를 진행하는 순서.
마을에서 가장 덕망 높은 어르신이 오셔서 행사를 주관했다.
마침 이번 교육활동을 주선해주신 한국-라오스 친선협회 오명환 회장님도 참석하여 우리를 격려하셨다. 한국의 국립공원관리공단과 라오스 국립공원관리공단과의 교류협력협정을 체결하려고 라오스를 방문하신 기간에 잠시 바쁜 쨤을 내신 것이다.
어르신이 가느다란 가지에 색색의 실을 매달고 주황색 금잔화를 장식했다
아래 넓은 그릇 둘레에 닭고기, 과자, 쌀을 듬뿍 얹어 놓았다.
조심스레 촛불을 켜신 어르신이 두손을 모으고 안녕과 건강과 행복을 위해 주문을 기원하는 모습은 성스러웠다.
그리고 손에 물을 묻혀 주위 사람들을 차례로 몇 번이나 문질러 주신다.
그 행운을 누리며 이번 라오스 방문이 축복 속에 성공할 것임을 예감했다.
축복은 기적을 낳고 마는 것이니까.
서로 덕담을 나누며 행사에 사용한 색색의 실을 꺼내어 여러 사람들의 팔목에 감아주는 의식은 라오스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엄청난 행운이었다.
찰밥과 닭고기에 라오맥주 한 잔을 마시며 이제 밖으로 나가 한밤의 축제를 즐길 시간이었다.
동네 마을 주민은 모두 모여 들었나보다.
꼬마 녀석들도 한밤의 음악소리에 어둠을 잊었다.
언제나 생활을 함께 하는 누렁이 검둥이도 이 기회를 놓칠 수야 없지.
라오스 국화인 연노랑 독참판꽃을 왕관처럼 머리에 꽃은 여학생들이
추는 춤은 도도하면서도 우아하고 위엄이 있으면서도 고결했다.
꼬마 유치원생까지 찬조출연하여 하얀 티샤츠에 새빨간 치마를 펄럭이며 앙증맞게 흔들어대는 춤에 관중이 넋을 빼앗기자,
황봉숙 사무국장 일행이 시범을 보인 라인댄스와 (오빠생각, 반달, 퐁당퐁당) 하모니카 연주로 가락에 맞춰 개들까지 짖어대며 화답을 해왔다.
K팝을 부르는 라오스 학생 가수와 밴드의 공연이 이어졌다.
이재성 학생이 전날 라오스 학생들에게 가르친 우리 가요 <여행을 떠나요> 노래를 부르며 흥겨운 마무리를 하였다.
간절하게 원하는 일에 꼭 필요한 만큼 후원을 하고 싶었다.
그 마음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훔판 교장선생님이 세계시민교육연구소와 한국-라오스 친선협회에 감사패를 수여하는 장면은 조촐하지만 뜻깊었다..
(우후죽순이 어떻게 일어나는가?)
이리번쩍 저리번쩍 걷잡을 수 없이 여기저기에서 불쑥불쑥
한꺼번에 솟아오르며 멈추지 않고 터져나오는 불길이 아닌가?
(시작이 반이라지만 시작은 거의 전부나 마찬가지예요.)
처음으로 라오스에 교육문화 국제교류 활동을 마친 일행의 한마디가
이를 증명하고 있었다.
이제부터 한국과 라오스간 교육활동이 우후죽순처럼 활발하기를!
[라오스 교육지원활동 참가자]
|
이 름 |
직 업 |
|
1 |
정 애 경 |
세계시민교육연구소 대표, 서울국제고등학교교사 |
|
2 |
이 순 애 |
한-라오스협회 운영위원,시인, 세계시민교육연구소 운영위원, |
|
3 |
황 순 녀 |
세계시민교육연구소 우영위원, 서울과학고등학교 교사 |
|
4 |
황 봉 숙 |
세계시민교육연구소 사무국장 |
|
5 |
정 성 희 |
세계시민교육연구소 회원, 서울신동초등학교교사 |
|
6 |
김 교 연 |
세계시민교육연구소 회원, 전 수학교사 |
|
7 |
이 아 림 |
성균관대학교 학생 (서울국제고등학교 졸업) |
|
8 |
이 초 희 |
서울국제고등학교 학생 |
|
9 |
왕 예 슬 |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학생 (서울국제고등학교 졸업) |
|
10 |
이 재 성 |
서울대학교 학생 |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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