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의견
라오스 대사관저 방문 이야기-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다
라오스 대사관저 방문 이야기 -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다
회원 이순애
2013년 7월 19일(금) 저녁, 주한 라오스대사관에서 초대받은 한국 라오스 친선협회 임원과 정회원 12명이 라오스 대사관저를 방문하였다. 대사관저는 이태원 제일기획 건너편 언덕 아래 한남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순천향대학병원 사이에 자리잡은 2층 양옥이었다. 근처 주택가에 자리잡은 라오스 대사관과는 100m 정도 떨어진 거리였다.
오랜 시간 다져진 독독한 인연이 깊어서인지 대사관 직원들이 따뜻한 환대로 맞아주면서 반가운 인사말이 오고갔다. 언제나 아낌없이 라오스를 지원하는 후원자오명환 회장님은 서로를 배려하는 유쾌한 행동으로 밋밋하기 쉬운 분위기를 부드럽게 녹여주었다. 회장님은 홍순유 부회장님과 이종칠 감사님 썀바스 강인수 사장님 등 10명과 37년 공직생활을 마치고 처음 참석한 본인을 소개하였다. 캄라 싸이냐짝 대사님이 소믈릿 부대사와 오따마 씻티퐁 이등서기관을 소개하자 국내유학생 95명 대표 3명이 자신을 멋지게 직접 소개하여 깊은 인상을 주었다.
정통 라오스 요리로 준비한 만찬에서 대사님은 신뢰와 친선으로 맺어진 관계가 영원하기를 바란다는 인사말로 우리를 환영하였다. 오회장님은 건배사에서 초대해주신 고마움을 치하하고 우정과 협력으로 양국관계가 더욱 발전하게 되기를 다짐하였다.
아침부터 우려낸 진한 육수에 얹은 쌀국수, 라오스 전통 대나무 주발에 꼭꼭 눌러담은 찹쌀밥, 맑은 강가 바위틈에서만 자란다는 김과 비슷한 카이, 담백한 소시지에 상추 고추까지 곁들인 음식은 정갈하고 맛깔스러웠다. 친절하게 라오스산 식재료의 이름과 특징을 설명해 주시는 대사님은 특권의식이 배어있다고 짐작한 외교관의 모습과는 달라서 정겹고 신선했다. 세계 곳곳에서 외교관 생활 30년 동안, 현재 외교부 차관인 부인과는 절반 이상 떨어져 살았다는 고백에 안쓰러운 마음이 들 때쯤, 두 자녀가 모두 결혼을 해서 이제 손주까지 두었다고 자랑하시는 얼굴에는 어느새 인자한 웃음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체리빛 붉은 와인잔 부딪치는 경쾌한 소리가 친선의 맑은 샘물처럼 솟아오르는 저녁밤이었다. 만남은 섬세하고 미세한 움직임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따라 잡아 이해와 공감의 폭을 넓혀주었다. 말은 좀 통하지 않아도 눈길 만으로도 서로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완벽하게 알 수 있는 마법의 힘을 지니고 있다는 걸 참석한 누구라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의지가 명령하는 곳에서 몸은 의지를 따라가기 마련인가.
30년이나 앞서 라오스를 알아보고 10년 전 친선협회를 창설하여 느낌외교를 실천하시는 오회장님의 안목이 의지와 몸을 일치시킨 결과였다.
"내가 만약 다른 이들보다 더 멀리 볼 수 있었다면, 그것은 바로 거인들의 어깨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If I have seen further it is by standing on the shoulders of Giants.)" 뉴튼이 한 말처럼 든든한 발판을 만든 거인의 어깨에 올라탄 기분이었다.
앞으로 <좋은 이어짐> 그 너머에는 무한한 가능성과 창조적 협력관계가 한 차원 높고 흥미롭게 전개될 것이다.
마당에서는 나무들이 바람을 불러와 저희끼리 엿들은 우리의 이야기를 담을 타고 뻗어가는 호박꽃에게 타전하는 중이었다. 나무 한 그루가 주는 기쁨이 황홀하듯 이제 라오스도 황홀한 한 그루 나무로 자리잡아 운명처럼 다가오고 있다.
우리와 라오스와의 특별한 사랑, 이렇게 꼼꼼하게 확인하고 기록해 볼 일이다.
작성자 : 이순애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
63 | 라오스의 교육 -한국교육신문사.정동섭- | 관리자 | 2018.01.02 14:37 |
62 | 어디 닭우는 소리 들렸으랴 | 관리자 | 2016.01.22 13:14 |
61 | 은연중 전달되는 깊이 | 관리자 | 2015.06.30 10:18 |
60 | 우후죽순이 어떻게 일어나는가? --시작이 거의 전부예요 | 관리자 | 2015.06.24 11:39 |
59 | 세계를 바라보는 세 개의 눈 | 관리자 | 2014.12.23 14:50 |
58 | 왕관의 무게-운영위원 이순애 | 관리자 | 2014.09.18 16:42 |
57 | 시샘하는 바람결에 묻어온 봄소식 | 관리자 | 2014.03.31 09:53 |
56 | 제5차 KLFA-LKFA 정기총회 참관 이야기.라오스여행기 2부(황금빛 | 관리자 | 2014.03.31 09:52 |
55 | 제5차 KLFA-LKFA 정기총회 참관 이야기(라오스에 다시 가기 위해 | 관리자 | 2014.03.31 09:51 |
54 | 제5회 주한라오스유학생 한국문화 체험행사 후기 | 관리자 | 2014.03.31 09:51 |
53 | 구름낀 날과 햇살 뜨거운 날은 무엇이 다를까? | 관리자 | 2014.03.31 09:49 |
52 | 협회는 무슨 준비를 하고 있는가? | 관리자 | 2014.03.31 09:49 |
51 | 무엇이 젊을음 움직이는가?-프린트 피델리티 새 사무실에 | 관리자 | 2014.03.31 09:48 |
>> | 라오스 대사관저 방문 이야기-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다 | 관리자 | 2014.03.31 09:47 |
49 | 라오스 북한 친선관계의 뿌리 | 관리자 | 2014.03.31 09:47 |
48 | 관광객 유치를 위한 라오스의 노력-세계문화유산 등록 | 관리자 | 2014.03.31 09:46 |
47 | 라오스정부, 내년부터 공무원 급여 올릴 계획 | 관리자 | 2014.03.31 09:45 |
46 | KOICA, 유치원에 물품 지원하다 | 관리자 | 2014.03.31 09:45 |
45 | 라오스 대표단 김일성 탄생 100주년 기념식 다녀오다 | 관리자 | 2014.03.31 09:44 |
44 | 단상 - 라오스가 바라보는 남북한 | 관리자 | 2014.03.31 09:43 |